라이언 일병 구하기

 

TV 국회방송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방영되고 있다.

이미 여러 번 감상했던 영화이건만 볼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전쟁 영화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과장된 영웅담 대신 잔잔한 휴머니티가 있고 현장감이 생생해서 마치 내가 전쟁터에 있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영화 중간쯤부터 감상했는데 또 감동을 받았다. 걸핏하면 감동 받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란다. 옆에 아내도 흘낏 보았는지 또 감동 받으셨어요~’ 라며 놀린다.

하긴 K-pop스타 때도 그랬고, 동물농장 때도 그랬고, 최근엔 미스트롯 때에도 그랬으니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영화 속에서 정확히 첫 번째 나의 감정선을 건드린 장면은 복부에 총상을 입고 죽어가는 병사가 어린애처럼 엄마를 찾는 장면이었다. 그는 군인이기 이전에 한 어머니의 작고 약한 아들이었음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어렵게 찾아낸 라이언 일병이 귀향조치를 거부하며, ‘여기 형제들을 놔두고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이었다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에게는 바로 옆에 있는 전우가 형제이고, 그 형제를 버릴 수 없다는 말이다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반백이 다 된 라이언 일병이 대위의 묘비 앞에서 한 대사이다. 너를 위해 죽어간 전우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며 자기 아내에게 여보, 나 좋은 사람이었어?’라고 묻는 장면이다. ‘.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러므로 죽는 것을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우린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의 문제만이 남는다.

 

영화가 끝나갈 즈음, 요즘 유투브에 빠진 아내가 정부를 규탄하는 궐기대회 영상을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영화의 감동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갑자기 영화 속 감동에서 답답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다.

하기야 요즘은 다양한 매스미디어 덕분에 나라 안팎의 비밀스런 일들이 속속들이 까발려지니  정보에 밝을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좌우 진영 간의 싸움은 나라를 온통 이념의 전쟁터로 만들어가는 분위기다.

 

요즘 시사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출연하는 패널들은 늘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져 이마가 깨지도록 싸운다. 저러다 패널 들끼리 원수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그들은 사회적 지명도도 높고 말싸움에서는 남에게 뒤지는 사람들이 아니니 무조건 상대방을 누르려 한다. 이들은 원래부터 자기진영의 논리를 대변하려 나온 사람들이지 타협점을 찾으려고 나온 사람들은 아니다.

 

문제는 남을 설득하고 조종하는 지도층 인사들이 아니라 이런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의 낮은 인식태도이다. 대중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판단력이 부족하고 이성적이지도 못하며 내편이 하는 말만 신봉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세상을 보는 식견이 부족하거나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대부분의 정보 획득은 주로 뉴스 앵커나 기자, SNS의 전달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감정적이거나 편향적 보도가 무지한 대중에게 전달될 때 그 부정적 파급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전달자들은 이 점을 노린다.  

 

나는 이쯤에서 한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누구의 말이 진실에 가까운지, 누구의 말이 거짓과 억지로 대중을 현혹하는지를 구별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것도 아주 주관적인 것이다.

 

○ 알기 쉽게 말하면 진실. 말이 길고 알아듣기 힘들면 거짓

이성적 판단에 호소하면 진실. 감정에 호소하면 거짓

사건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면 진실. 사건의 피상적 결과만 강조하면 거짓

일반 원칙으로 구체적 사실을 비판하면 진실. 구체적인 사실을 전체적인 것으로 확대 해석하면 거짓

어떤 주제에 대해 가감 없이 언급하면 진실. 접근조차 못하도록 차단하려고 하면 거짓

현실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 진실. 현실적 문제를 이상론으로 해결하려 하면 거짓

 

문 정부 2년을 간단하게 평가해 보겠다. 혹시 이 글이 이해하기 어렵고, 감정적이고, 피상적이라면 거짓이고, 그렇지 않다면 진실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며 사회주의 이념에 매몰되어 있는 정부이다.

 

문 정부 2년은 무능에 따른 실정을 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의 치밀한 계획에 따른 세가지 파괴적 행위를 시도한 것이다.

그들은 첫 번째로 헌정질서를 파괴했다. 대통령의 의지가 늘 법 위에 존재하므로 우리나라는 더이상 법치주의국가가 아니다. 대통령제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선거법 개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에 매달리는 숨겨진 의도는 오직 장기집권과 연방제를 통한 사회주의 통합에 있기 때문이다. 각종 적폐청산이란 미명아래 저지르고 있는 인권유린 등 불법적 행위도 우리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다.

두 번째는 경제 파괴 행위이다. 소득주도성장, 반 기업 정책, 포퓰리즘이 그 증거이다. 이런 이상한 정책들이 우리 경제를 뒷걸음질 치게 하고 급기야는 IMF보다 더한 경제폭망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세 번째는 외교안보 파괴행위다. 전 국민이 인지하고 있듯이 그동안 바쁘게 행세했던 북한중재자는 왕따 신세로 돌아왔다. 김정은에게는 쓴 소리 한번 못하고오지랖만 넓다는 자존심 깎이는 말만 얻어먹었다. 해외에 나가기만 하면 늘 트럼프의 뒷통수 치는 말만 해댔고, 시도 때도 없는 반일정책은 최악의 한일관계를 만들어 놓았다. 최근 중국한테 보인 굴욕적 태도는 삼전도의 치욕보다 더한 개무시의 단초가 되었음도 기억해야 한다.문정부는 아군을 적군으로, 적군은 상전으로 모시는 매우 독특한 전략을 발휘하는 듯하다한마디로 문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노답이다.

 

이러한 이해 불가능한 외교정책들이 벌어지고 있는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본질은 문정부가 기승전결 오직 사회주의체제만을 신봉하고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도입부분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를 들먹인 이유가 있다.

국가는 인위적 조직이라서 내가 싫으면 내일이라도 떠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국가가 내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오래도록 피와 땀으로 지켜냈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발전시켜온 자랑스러운 조국이라 생각하면 마음바뀐 애인 차버리듯 내칠 수는 없다. 반 만년 유구한 역사와 전통, 수 많은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민족정신,  피로써 지켜낸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내야 할 우리의 숭고한 의무이며 사명이다.

우리는 모두 라이언 일병처럼 또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장렬히 산화한 그 군인들처럼 남을 대신해 죽을 수 있고, 죽은 이를 대신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소명의식 쯤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2019. 6.24  푸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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