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샤프란의 생일기념여행은 서해 변산쪽으로 정했다. 

이곳을 찾았던 때가 언제던가 확인해 보니 어느새 15년의 긴 세월이 훌쩍 지났다.

세월이 진짜 빠른건지 망각이 심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여행은 인생을 뒤돌아보게 하는 환승 버스표와 같다.

 

 

여행의 좋은 점은 아내가 평소보단 훨씬 더 젊게 변신한다는 것이다.

멀리 고군산군도가 보이는 새만금방조제 해넘이 휴게소에서 

 

군산항에서 한시간 남짓 배를 타고 올 수 있었던 선유도해수욕장.

지금은 신시도에서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 다리가 놓여져 더 이상 섬이 아닌 육지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너무 쉽게 오면 여행지의 신비스러움도 색다른 추억도 반감될텐데,

차라리 예전처럼 배타고 오는 것이 더 나았을텐데...좀 아쉽다. 

 

다행스럽게 망주봉은 그대로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해변을 거닐었다. 고사포해변에 쭉 늘어선 펜션촌의 풍경

 

해변의 여인 

 

1930년대 개장되었다는 역사가 있는 변산해수욕장

 

 

 

 

 

이튿날, 부슬비 내리는 채석강에서 

 

 

 

변산로 모항쉼터에서 바라본 변산자연휴양림 

 

내소사 전나무숲길

 

내소사 전경

 

돌아오는 길. 진작부터 들리려 했던 익산시 춘포면 춘포리 116번지에 위치한 춘포도정공장을 찾았다.

 역사 속의 춘포도정공장을 갤러리로 변모시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춘포면 일대의 108년간 역사와

이곳을 우연히 들렀던 화가 조덕현의 그림과 설치예술에

시인 김용택의 시어까지 더해진 복합 갤러리다.  

 최근에는 작가 본인과의 각별한 인연과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했던 

영화배우 안성기 트리뷰트(헌정전)를 건물 한동을 할애하여 전시하고 있다.

 

어둠과 빛, 바람과 비의 서사 展

무한대의 우주와 영겁의 시간을 표현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저 뫼뷔우스 띠안에 서면 우주속의 유일한 단독자가 된 기분이 든다. 

 

 물방울로 형상화된 도정공장의 고무벨트. 그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이곳의 역사가 된다.

  

춘포면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주민들은 가운데 위치.

양 옆에는 역사의 과정을 표현하려는 듯, 중국인, 일본인, 625동란 때 아기를 업고 있는 소녀,

군사정권의 상징인 잠바 입은 남자가 들러리로 서있다.

 

이곳 1400여평의 도정 공장을 매입하여 유사시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서문근대표가

장장 1시간반 동안 작품을 설명해주고 있다. 

 

 

구한말 어렵게 구한 민초들의 사진을 그림으로 그렸다.  특이하게도 어린아기 한명을 빼곤 웃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작가는 작품안에 세명의 뜻밖의 인물을 그렸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음악가 윤이상,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배우 조덕현. 과연 이들은 어디쯤 있을까요?

 

밭 중간 중간 이런 네모난 화분속에 김용택시인의 시가 흰꽃처럼 박혀있다

 

모두 사진이 아닌 그림이다. 얼굴은 배우 안성기지만 몸은 타인이다. 예를 들면 프랭크 시나트라, 찰리 채플린의 몸이다. 

 

빨리 쾌유하시길 빌며... 오늘 고생한 서대표에게 다음엔 주인공되시는 분을 직접 뫼시고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작품 설명이 끝난 후 예술의 마무리는 역시 커피라며 서대표가 직접 커피를 끓여 낸다

 

춘포도정공장은 그냥 방치된 듯 보이지만 이곳을 만든 이들과 방문한 이들의

높은 예술적 교감 덕에 더욱 소중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예술은 우연히 눈에 띄인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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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를 가본지가 언제였던가? 아내의 생일기념을 핑계 삼아 한달 전부터 덜컥 숙소예약을 하고 나니 장시간 운전을 해서 갈 일이 막막하다. 그래도 한살이라도 젊을 때 움직여야지 매년 떨어지는 체력을 생각하면 호기롭게 떠날 장거리여행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서글프다. 그러나 아직은  내 의지대로 떠날 수 있으니 다행이다. 

 

 

4시간 반을 운전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입실까지는 2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 5km 거리에 있는 낙산사에 들러보기로 했다. 

 

의상대에서 담은 홍련암과  바다풍경. 멀리 보이는 곳은 속초 대포항의 라마다 호텔과 롯데리조트

 

 

 

홍련암에서 담은 의상대. 동해안의 여러 절경 중에서도 제일인 듯 싶다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배

 

 

 

리조트의 밤풍경

 

 

 

이틀째. 오늘은 우선 오르기 쉬운 비선대를 가볍게 다녀온 후 소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오르기로 하였다. 오후엔 속초시내와 해변을 거닌다는 계획이다.

 

 

아침 7시 반에 도착한 설악산 초입풍경

 

 

 

 

 

 

비온 뒤 더 깨끗해진 계곡물

 

 

아침에 오르는 설악산의 고즈넉함과 시원한 산내음이 너무 좋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숨이 멎을뻔한 비선대의 압도적 풍경

 

 

여기서부터 죽을 힘을 다해 간다면 혹 도달할 지도 모를 설악산의 기암 준봉들. 아쉽지만 다음 생에 도전

 

 

 

인생이든 산이든 내려올 때가 더 여유롭다

 

 

 

올라갈 땐 안보이던 '키스하는 바위'

 

 

 

하산길에 들른 신흥사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약간의 발품만 팔으면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권금성.

오랜 세월 그 자태를 우러러 보게 할 수도 있었는데 영악한 인간이 너무 쉽게 올라오고 말았다.

 

 

 

 

 

 

권금성에서 내려다 본 속초시내와 동해바다

 

 

 

내려오는 케이블카에서 담아 본 울산바위

 

 

 

외옹치해변에서 바라본 속초해수욕장. 파도가 제법 거세다

 

 

 

데크에서 내려와 백사장 위를 걸으니 그녀는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린다

 

 

 

리조트내 전용 해변을 거닐며.  동해안은  군사작전구역이라서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철수해야 한다.

 

 

 

그래도 마냥 걷고 싶은 모양이다

 

 

 

숙소 내에 있는 야외영화관.  8시부터 쥬라기월드가 상영된다 

 

 

 

바텐더!  여기 칵테일 한잔 

 

 

 

 

3일째. 10시에 숙소를 나와 남애항에서 사진 찍고 주문진항에서 장을 보고 경포대와 대관령 목장을 가야 한다. 바쁘다 

 

 

 

영화 '고래사냥' (1984)의 마지막 촬영지로 유명한 남애항. 가까운 지인이 출연한 영화라서 꼭 와보고 싶었다.

스카이워크에서 담아 본 풍경

 

 

 

서프 비치. 몇몇 초보서퍼들이 파도를 즐기고 있다.

 

 

 

등대 앞에서

 

 

 

  공부하랴 연애하랴 유난히 바빴던 젊은 시절.  힘들게 찾아왔던 추억의 경포대해수욕장. 감회가 새롭다.

 

 

 

그래서 오늘도 경포해변에 추억 한장 남겨 놓는다

 

 

 

비가 내리는 대관령 양떼 목장.  이런 날씨는 익숙한 듯 양들은 개의치 않고 풀도 뜯고 사랑도 나눈다

 

 

 

비를 피해 들어온 먹이체험 막사에서  양들과 놀기

 

 

 

막사 뒤 언덕 위에 그 유명한 움막이 서 있다

 

 

 

드디어 소원성취. 미지의 움막은 대피소였다.

강한 비바람과 천둥소리에 대부분의 방문객은 겁을 먹고 되돌아 갔지만 불굴의 샤프란은 포기하지 않았다

 

 

 

기다린 자에게 복이 오나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허락한 시간. It's Showtime

 

 

 

적당히 걷힌 운무, 비에 젖어 짙어진 대지와 구조물,

진청의 모델. 그래!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이다. 

 

 

 

 

샤프란의 인생샷 

 

 

 

우리가 걸어온 길은 저 젊은 부부와의 거리 만큼이나 멀지 않다. 

그러니 후회없이 살아야 하고 아낌없이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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