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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아내와 함께 공주 마곡사와 영동 월류봉을 놓고 여행지를 정하던 중 역시 처음 가보는 영동 쪽이

더 매력이 있을 것 같아 바로 경부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했다. 황간IC에서 황간면소재지로 가다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월류봉표지판이 있음) 5분 안에 월류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에 위치한 월류봉(月留峰)은  민주지산의 높은 준령이 잠깐 한 눈을 팔아

만들어 놓은 높이 400여미터의 막둥이 격인 산이다. 깍아 세운 듯한 6개의 봉우리가 법화천(초강천)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이 곳의 여덟 경승지는 한천팔경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우암 송시열선생이 잠시

머물렀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고 한다. 산 아래로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법화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과

강변에 비친 달빛이 너무 아름다워 월유봉이라 부른다.

강호동의 1박2일 첫방영 장소이기도 하고 역사드라마 '해신'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월류봉 아래쪽에는 아름다운 월류정이 있다.

이 곳 자연풍광의 가치를 인식한 전충북지사였던 이원종 지사의 지원으로 2006년도에 완공되었다.

왜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 예전 분들은 왜 흔한 정자 하나 짓지 않았는지 의아 했지만 어느 풍수지리학자의 말로는

이곳의 정자는 풍수학상 위치가 좋지 못하여 정자를 찾으면 오히려 기를 해친다 하여 짓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아내의 얼굴을  봉우리 위에 걸쳐진 보름달로 상상하며

 

 

 

 

 드라마 '해신'을 촬영했다고 하는 하얀 모래백사장

 

 펜스를 넘어 절벽 위에 서 있는 샤프란.

웬만하면 위험한 짓을 안하는 사람이 모델 경력이 쌓여서 인지, 아름다운 경치에 정신줄을 놓아서 인지 한결 대담해 졌다.

 

 

 

 

 

 

 

 

 

 계곡 안쪽에는 펜션이 보이고... 

 

 

바위 절벽에 굴을 파서 만든 작은 불교의 기도원

 

 

 

 

 

 

 

 펜션 안쪽에는 넓은 잔디밭과 텐트촌이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단위로 일박 하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다.

이 날도 20~30여명이 벌써 도착하여 숙박 준비를 하고 있다. 역시 TV(1박2일)의 위력은 대단하다.

 

 

 

 

 

 

 

 

 법화천의 맑은 계곡물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텐트촌에서 내려온 가족들이 견지낚시로 물고기를 낚고 있다.

 

 

 낮은 물속에는 다슬기(올갱이)가 지천에 널려 있다. 우리 부부도 10분만에 큰놈으로만 70~80마리의 다슬기를 잡았다.  

 

 

한때  법화천에서 왕자 노릇을 했을 황금빛 쏘가리가 음식점 수족관에 갇혀 있다.  

 

 

 

 

이곳 월류봉에서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백화산(931.5m)의 유명한 반야사삼층석탑과

절벽 위에 세워진 문수전을 볼 수 있다고 하여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둘러 여행길을 재촉했다.

 

 

 

 

 

산행길에 만나는 이 계곡물은 석천이라 하며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만큼 차갑다. 

 

 

 아직은 덜 채색된 가을단풍이지만 물 속의 바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계곡물에 비춰진 숲의 음영이 무척 아름답다. 

 

 

 

 

 

 

  

 

 

 

 멀리 보이는 백화산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협곡이 많고,

기암절벽이 많아 모험심 많은 등산객의 구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지역에서 발간된 관광지도상으로는 다리 건너편에 황간산림욕장이 있다고 한다.

시멘트로 지어진 다리 위에는  수십개의 넓은 돌이 일렬로 올려 놓여져 있다. 아마도 불교적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다른 절에 비하면 무척 작은 규모의 반야사. 그러나 이 절의 이름은 그 자체가 인생의 깨달음을 생각하게 한다. 아주 깊이...

 

     본래, 반야(般若)란 뜻은 '지혜'이다.
     모든 존재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緣起)로 존재하기 때문에, 스스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존재는 공(空)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외부와의 조건과 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존재하는 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 알게 모르게 친근한 사상이다.
     그 경지를 넘어서서 절대적인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바로 '반야'다.
     그리고 그 지혜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것이 바로 '문수보살'이다.
     이 곳에 '반야사'가 있고 '문수전'이 있다.

 보물 1371호인 반야사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전기에 건립된 것으로 전체적으로는 고려시대 양식을따르고 있지만 

초층탑신의 결구수법은 신라 석탑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고, 기단면석과 초층탑신 하면에 홈을 판 것은 

백제계 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것이라 한다. 

 

 반야사에서 문수전까지는 5분 남짓한 가까운 거리지만 중간에 이런 비경이 숨어 있어 결코 쉽게 문수전으로 갈 수는 없다.

 

 

 

 

 

 

 아내는 '나 여기서 살래' 라며 일어나질 앉는다. 조금 있으면 어두워질텐데..... 그래도 정말 살 수 있을까?

욕심많은 속세는 떠나려 해도 떠나기 쉽지 않다.

 

 

 

 문수암이 저렇게 높은 곳에 위치한 줄은 몰랐다. 가파른 계단길은 만만치 않고....

혹, 주머니에 든 물건을 다 내려 놓으면 조금 쉽게 올라 갈 수 있을까?

 

  오르지 못한 문수암을 뒤로 하고, 우리는 속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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