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이 견공들과의 나들이길은 매번 간단하지가 않다.

덩치가 크고 두상이 험상궂은 개들을 여러마리 데리고 나가면 늘 민폐를 끼칠 수 밖에 없기에 도심공원을 돌 때는 아주 늦은 시간대를 이용할 수 밖에 없고, 낮시간대에는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외진 곳으로만 돌아야 한다.

그러나 길지 않은 생을 사는 견공들에게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딸내미의 주장에는 우리 부부 역시 격하게 공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우리집 견공 네마리를 데리고 대청호 추동의 자연생태공원과 애미들로 즐거운 나들이를 했다.

 

 

 

애미들 초입의 수변길

 

 

 

겁쟁이 진도개와 늙은 시츄는 우리 부부 전용견이고, 

사랑꾼 퍼그와 상남자 프렌치불독은 딸내미 전용견이다. 

 

 

 

애교가 장난이 아닌 진도개 루루. 즐겁고 행복한 표정이다. 

 

 

 

500미터 남짓 만에 저질체력 퍼그는 딸내미와 함께 차로 되돌아 가고, 세마리만 개장수 닮은 엄마와 함께 걷는다. 

 

 

 

빵조각으로 거위들을 가까이로 유혹하면 진도개와 불독이 덮칠 계획인 듯 

 

 

 

사방에 핀 파릇한 새순은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목줄만 매면 너무 슬퍼하는 평화주의자 시츄는 특별히 풀어준다. 하지만 호전파들은 꼭 잡아줘야 한다.

 

 

 

목적지인 명상정원에 도착하니 건너편에 카페 '팡시온'과 펜션들이 보인다.

 

 

 

예전엔 누드촬영장소로, 영화 슬픈연가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7~8년전만 해도 사람의 발길이 뜸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곳인데 그 사이에 참 많이도 변했다.  

 

 

 

예전엔 분명 짙은 숲이었는데.... 나무들이 고사한 듯 머리가 하얘진 밤섬. 

가만히 살펴보니 나무 위에는 까만 새들이 주검처럼 앉아 있다. 

석가의 말씀처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조금이나마 나누어 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서로 행복해지기를

 

 

 

이승에서 만난 인연. 사랑밖엔 답이 없다.

 

 

 

호수의 상쾌함, 잔디의 푹신함, 신선하고 따뜻한 봄공기, 정겨운 새소리.

단순한 지각을 통해 우리는 사랑, 행복, 즐거움과 같은 추상적 감응을 한다.  

 손, 발, 코, 눈, 귀가 외부에 노출된 뇌라는 증거다. 

 

 

 

엔돌핀은 코로나보다 더 강한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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