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내의 변심으로 공주맛집 대신 예당호를 찾았던 아쉬움에 오늘은 백반기행에 소개된 그 맛집, 공주시장정육식당을 찾았다. 메뉴는 당연히 한우육회비빔밥. 부지런한 주인장은 나의 비빔밥 비비는 모양이 영 시원찮게 보였는지 직접 젓가락 두개를 빙빙 돌리는 뛰어난 솜씨로 먹기좋게 비벼준다. 식후 품평을 말하자면 서비스 포함하여 당연히 별 다섯. 채썰은 생밤의 아삭한 식감과 잘 다져진 육회와 고추장맛이 소문대로 일품이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기분좋은 음식이다.

이 포만감과 정비례로 느긋해지는 마음. 소화도 시킬 겸 바로 앞 공산성을 돌아보기로 한다. 


공산성은 금강에 접한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 쌓은 산성이다. 백제 문주왕이 이곳 웅진(475년)으로 천도하여 성왕 16년(538년) 사비(부여)로 옮길 때까지 64년 동안 백제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축조되었다.

 백제시대에 축조된 이래 여러 차례의 개축을 거쳐서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성곽의 구조는 석축 약 1,810m, 토축 약 390m로 합계 2.2km에 이르니 산책코스로 적당하다.



맛집블로거가 아니니 식당안의 모습은 생략. 빈자리 없이 손님이 꽉차 있었다.


성의 서문인 금서루와 진입로 입구에 나열된 비석들. 이 비석들은 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지방관들의 선정비를 모아놓은 것이라 한다.   




금서루의 옆쪽에도 입구가 있어 바로 산성외곽을 오를 수 있다.  


금서루 안으로 들어서면 꽤 넓은 규모의 산성공원이 펼쳐진다.


공북루에서 바라본 산성공원.

만평 남짓한 넓은 공터는 몇년전 왕궁관련유물이 많이 출토된 곳으로 3~7m 밑에서 70여채의 집터와 유물이 발견되었다.


2.2KM의 산성 둘레길은 훌륭한 산책코스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산성길이 제법 가파르다.


만하루와 연지. 연지는 깊이가 9M나 되는 석축으로 깊어질 수록 좁아진다.


가파른 산성길은 가끔씩 휴식이 필요하지만 탁트인 금강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이 있다.




비단결같은 물빛의 금강은 생명수다.

구석기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단 한번도 이 곳을 떠나지 못했다.   


동문선을 지은 서거정이 공주에 여행와서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공주 10경이라는 시를 지었다고 한다.




공산성의 얼음창고


얼마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공산성은 원래 백제의 토성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동루


성곽에서 바라 본 공주의 구시가지


반갑게 마주친 벚꽃 아래에서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면서 두나무에 기대어 난이 평정되기를 기다렸다는 곳에 지어진 쌍수정.

난이 평정된 후 나무에 작위를 내렸다고 한다. 과연 나무에게 벼슬이 무슨 소용있을까?  

왕의 행차 때 가지가 올라갔다는 속리산 정2품송처럼 왕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또다른 수단이었을 것이다.


금서루쪽에서 바라본 공산정. 공주 강변로를 지나다 보면 우뚝 솟아 있는 정자다.


공산정에서 바라본 금강 건너편 고수부지 풍경


1시간 반의 산행에 목이 마르다. 저 카페엔 어떤 이야기가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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