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더위가 만만치 않은 일요일 오후. 아산에 있는 외암민속마을을 다녀왔다.
예전부터 한번 다녀와야 겠다고 별렀건만 이제야 가게 되었다.
하긴 세상 일이 한번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늘 뒷전으로 남게 되어 세상 떠나는 날까지 못하는 일이 어디 한 두가지이겠는가!
외암민속마을은 약 500년 전부터 충남 아산 설화산 자락 아래에 형성된 부락으로 충청 고유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5.3km 길이의 초가 돌담이 잘 보존되어 있는 중요 민속마을(주요민속자료 제236호)이다. 한 때 시멘트집도 많았지만 전통민속마을로 지정된 이후 국가지원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지금과 같은 전통적인 목조 살림집과 돌담길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외암마을이란 명칭은 역말(시흥역) 즉, 말을 거두어 먹이던 곳으로‘오양골’의‘오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후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되어 마을은 입구의 물(섶다리)를 건너면서 약한 구릉지에 집들이 길을 따라 독특하게 자리잡고 있다.
마을 입구는 개천을 건너는 다리를 시작으로 하고, 마을 끝은 마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인공수로가 시작되는 출발점을 개략적인 기점으로 삼은 까닭은 인공수로가 감돌아 지나가는 마을 안은 주산인 설화산의 화기를 막아줄 수 있지만 인공로를 벗어난 지역은 설화산의 화기를 막지 못하므로 그 화(禍)를 피할 수 있는 수로의 출발점을 마을의 끝자락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러한 모양은 하늘에서 보면 마치 나무가지와 같이 큰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작은 가지가 뻗고 가지 끝에 열매가 맺어 있는 것과 같은 마을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한 마을이지만 거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원칙이 있는 것이다.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살림집이지만 그저 살림집만 모여있다고 마을이 제 모습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마을은 사람이 살아가는 거주공간인 살림집 외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과 생명을 이어주는 농경지, 집과 집, 집과 농경지, 농경지와 농경지를 서로 이어주는 교통로, 경관을 부드럽게 해주고 공기를 맑게 정화시켜주는 숲과 수목 등이 한데 어우러질 때 마을의 모습이 제대로 갖추어 지는 것이다. 오늘은 외암마을을 통하여 미래의 자연친화적 주거문화에 대해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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