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엔가 부여에는 웅장한 규모의 백제문화단지가 조성되었다. 

위치는 멀리 백마강과 부소산성의 끝자락인 낙화암이 은빛물결 위에 아련하게 보이는 강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휴일을 맞아 가족들은 궁궐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리조텔에서 큰매형의 칠순기념 반짝이벤트를 갖기로 약속을 하고 토요일 오후부터 하나 둘 도킹을 시작하였다.

단지 내에는 백제의 마지막 도성이던 사비성의 궁궐이었던 사비궁과 한양 시대의 백제를 기념하기 위한 위례성이 복원되어 있다. 무려 672년간이나 지속되었건만  백제는 패망한 국가답게 유적이나 유물이 매우 적다. 남아 있는 궁궐도 없다. 이런 이유로 높아진 역사의식과 지역민의 요청에 따라 무려 20년에 걸쳐 상상 이상의 백제문화단지가 거대하게복원되었다. 아마도 막대한 자금이 들었음직하다.

단지를 대충 둘러보니 앞으로는 공주의 무령왕능과 더불어 부여시내에 있는 부소산성, 국립부여박물관, 정림사지  5층석탑가 함께 백제의 기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길목의 풍경

 

 

연산에서는 대추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커다란 생대추를 한보따리 구입했건만 어머니는 주차장 근처의 대추나무를 기어이 서리하고야 마신다.

표정에서 보듯이 돈 주고 산 대추보다는 몰래 따낸 대추에 더 흡족하신 듯...... 

 

 

백제관광단지내에 위치한 롯데부여리조텔.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건물이 깨끗하고 멋스럽다.

 

 

 

야트막한 담장과 한옥의 배홀림기둥이 제일 먼저 반겨주고....

 

 

 

건물 앞편에는 시냇가를 연상케 하는 물정원이 보기에도 시원스럽다.

 

 

 

 

제일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점심식사는 둘째매형부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는 부여시내의 장원막국수집(샤프란 추천)으로 정했다. 리조트에서는 약 6.4Km정도의 거리이다. 

이 식당은 백마강에 인접한 구드래 음식특화거리 맨끝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허름한 시골집의 모습이다.

마당에는 '줄서는 곳'이라는 이상한 표지판까지 달려 있어 웃음이 나왔지만 곧이어 손님들이 줄을 서는 것을 보고야 표지판의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다.

 

 

본래 수육과 같이 먹어야 좋다는데 배가 고프지 않다는 이유로 메밀국수만 한그릇씩 시켰다. 얼마나 맛이 있길래 손님이 이어지는지....

자리에 앉자 마자 건네지는 메밀국수를 서둘러 풀어헤치고 바로 시식.  사진도 담기 전에   ................*****  

말이 필요없다고나 할까! 냉면과 국수의 중간을 넘나드는 쫄깃하면서도 구수한 맛, 육수는 입맛을 댕길만큼 적당히 달착지근하고~~

이 식당이 유명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금새 알 수 있었다. ( p.s 둘째날에는 온가족을 이끌고 이 집을 다시 찾았다.) 

 

 

음식특화거리와 장원식당 중간쯤. 넓은 주차장 바로 앞에는 제법 분위가 있어 보이는 커피숍이 있어 다시 한번 발길을 잡는다.

 

 

젊은 풍의 커피숍이라서 나이먹은 우리 일행이 꼭 어울린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젊은사람들 속에서 호흡하는건 손해가 아니다.  

 

 

안뜰에서 몰카... 모녀는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날집을 개조한 듯한 커피숍 안뜰에는 단풍나무가 서있다. 동선으로 보아 아마도 이 단풍나무가 집 주인일 듯 싶다.

 

 

 

 

 

얼핏 들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소장품을 모아 전시한 이 곳이  민속적 가치가 인정되어 민속관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다시 리조텔에 도착하여 나머지 가족이 오기를 기다리며......

우리도 저 젊은 엄마들처럼 전동바이크를 타고 주변을 돌아 보자고 호기있게 제안을 했지만 왠지 뒤에서 보면 굉장히 민망할 것만 같아 포기 했다. 

민망함을 극복하는 것이 젊어지는 첩경일텐데......

 

 

결국은 이렇게 부부끼리 산책을 하기로 하고... 

 

 

샤프란은 혼자서 짙은 가을색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씹는다.

 

 

 리조텔의 현관 쪽에서 바라본 경관

 

 

 

 

반영

 

 

원형으로 지어진 리조텔의 안쪽 경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며 로비에 앉아 잡지책을 뒤적인다. 잡지를 보는 것도 독서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지 ?

 

 

리조트 바로 뒷편에는 골프장이 위치해 있다.

일행이 내일 이곳에서 라운딩이 예약되어 미팅장소가 이곳으로 정해진 결정적 이유가 됐다.

 

 

저녁시간에 조촐한 파티가 시작되었다.

하루 간격으로 생일을 맞는 큰매형과 큰누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우리 모두는 건배를 하였다.

오랫동안 의정활동을 하다가 재작년 은퇴를 한 큰매형은 이제 물거품같은 명예를 떠나 가족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낼 것이다.   

 

 

명분은 큰매형부부의 생일파티지만 실은 어머니를 위한 자리이다.

큰누님이 정성스럽게 담아온 꽃게장은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음식이다.

 

 

둘째누님이 밤을 꼬박 새워가며 만들었다는 약식케익. 그 정성이 갸륵하여 한 컷 올려본다. 정성만큼 맛도 일품이고....

 

 

 

 

 

큰매형이 야심차게 준비한 발렌타인 21년산을 몽땅 비우고 나니 취기가 오른다.

술도 깰겸 전원 밤나들이를 나서는데 때마침 리조트 앞뜰에서 비언어뮤지칼 '비단강 보물찾기'가 공연되고 있었다.

 

 

 

 

 

공연 막바지에 펼쳐진 싸이의 말춤에 관객들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원형 한옥 구조는 공연장에 모인 관중을 하나로 모이는 효과도 있다.

 

 

아침 산책길. 짙었던 안개가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걷혀 간다.

 

 

 

 

 

말없이 걷는 두 매형의 발걸음엔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인생의 무게가 잔뜩 실려 있다.

 

 

6000억이란 거금을 들인 관광단지답게 조성된 규모에서 웅장함이 엿보인다.

아침식사 후 안쪽에 있는 사비궁과 위례성을 보고 싶었으나 일정이 빠듯하여 다음 기회에 들르기로 하였다. 

 

 

관광단지를 가로지르며 건각을 자랑하는 마라토너.

1등도 아닌데 엄지를 치켜든 이유는? 하여간 무슨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모양이다.

 

 예쁜 여성 마라토너에게 파이팅을 외쳐주자 바로 손을 흔들며 답례한다.

 

 

부여시내에 위치한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찾아서

 

 

기막히게 부드러운 모습의 정림사지 오층석탑. 아쉽게도1층탑신에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군 소정방의 '전승기념문'이 새겨져 있어 기분을 씁슬하게 한다. 

이 석탑은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과 신라의 분황사 석탑과 함께 현존하는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헌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 그러나 단정한 몸가짐에 어딘지 지적인 분위기

절대로 언력이나 난폭한 언행을 할 리 없는 착한 품성과 어진 눈빛,

조용한 걸음걸이에 따뜻한 눈인사를 보낼 것 같은 그런 인상의 탑이다."

 

 - 유흥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권 중에서 발췌 -

 

 

국립부여박물관 안뜰에 위치한 연꽃을 담는 돌항아리

 

 

이것이 어떤 용도의 도자기일까? 안내문에는 당시 남자들이 사용하던 소변통인 虎子라고 한다. 즉, 남성용 요강이다.  

밖에서 일을 보면 될텐데 얼마나 게으르면 그랬을까 생각했지만..... 칠흙같은 밤에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려웠을 법도 하다.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연꽃과 산봉우리로 상징되는 백제인의 이상세계를 완벽하게 구현한 당대 최고의 걸작품이다.

문외한이 보아도 한눈에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보물 중의 보물이다.

 

 

일행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둘째매형부부와 어머니를 모시고 논산 노성면 소재의 명재 윤증고택을 구경시켜 드렸다.

이 집의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 드리며...  

 

 

 

 

 

 

 

 

연산역 근처를 지나다 보니 아빠와 아이들로만 가득한 이상한 운동회가 열리고 있었다. 

얼핏 걸려있는 프랭카드를 보니 '아빠와 함께하는 기차체험여행'이다.

 

 

 

 

 

방금 전까지 옛 유적을 둘러 보았는데 지금은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먼 미래를 보고 있다. 

부디 이들은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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