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7~38년전의 일이다. 고교시절 이곳으로 무전여행을 온 기억이 새롭다.
여행 도중에 돈을 잃어버려 근처 과수원을 서리했던 일, 뙤약볕 아래에서 십여Km를 걷다가 겨우 섬으로 가는 공짜 배를 얻어탔던 일.
당시엔 성취감도 대단했고, 재미난 추억도 많았다. 몇년 뒤에는 외사촌들과 경운기를 타고 꽃지 해수욕장을 누볐던 기억도 난다. 참으로 깨끗하고 정감 넘치는 바다 풍경이었다. 그런 젊은 날의 특별한 기억은 향수병처럼 다시 이 곳을 찾게 한다.
서해 AB간척지구 방조제 한가운데에서..... 당시만 해도 바다를 가로막아 육지를 만든다는 것은 아예 상상도 못했었다.
천지가 개벽한 것 같다. 푸른 물빛과 하늘을 제외하곤 모두가 바뀌었다.
태안군에서 안면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 창기리방면으로 좌회전을 하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나문재펜션이 나온다.
염전을 가로질러 골프코스처럼 길게 자리잡은
이 작은 섬에는 지중해풍의 이국적인 시설들이 찾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패밀리 레스토랑에는 젊은 엄마아빠와 꼬마손님이 가득하다. 가격도 저렴한 편
엄청나게 큰 개미가 엉금엉금 다가오더니 등을 내어 준다.
저 여신이 붓는 항아리의 물이 바다를 만드는 모양이다.
옥빛 바다가 펼쳐지는 나문재 앞 바다. 나문재라는 말은 바닷가 모래톱에서 자라나는 식용풀이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어릴적 많이 본 것 같다.
해변 자갈밭에는 아담한 석호가 만들어져 어쩌면 물이 빠진 후에 작은 고기가 남아 있을 지도 모른다.
나문재의 샤프란
이런 펜션동이 섬 양쪽으로 나뉘어져 조성되어 있다.
여신들 사이에서
나문재에서 1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꽃지해수욕장. 쌍둥이 섬이 여전한 모습으로 반긴다.
귀찮지만 요놈을 잡아보려고 망원렌즈를 꺼내보았다. 관광객이 던져주는 먹이 탓에 살이 찐듯 하다.
어디론가 떠나는 배. 일상을 벗어난 낚시꾼
예전에 비하면 백사장의 그 많던 모래가 엄청 줄어 들은 것 같다.
조금만 바다 쪽으로 나가도 맨 갯벌이 드러나는 이유는 아무래도 해안도로 탓이 아닐까?
돌아오는 길 간월도에 잠깐 들러 보았다.
대학시절 동갑내기 사돈과 하루종일 망둥어 잡고 놀던 곳이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옛 느낌이 사라졌다.
요즘 변호사 일로 돈 잘 번다는 사돈은 이 곳이 생각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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