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꽃은 나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아름답던 모습이 일순간 시들고 사라지는 것이 서글펐던 탓이다.

            그러나 빨리 변하는 것들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것은 나이가 든 탓일까?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이 생멸변화하는 작은 우주란 생각이 들면서 부터 연민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휴일을 맞은 도심주변의 벚꽃길은 장소를 막론하고 차량들이 홍수를 이룬다.

            뒤늦게 집을 나선 탓에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벚꽃길을 찾아 대청호반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행렬로 인해 잠시 쉬어 갈 만한 장소를 찾기도 힘들었지만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과 옥빛 호수,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산,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향연을 바라보며

            길을 따라 마냥 달리고 있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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