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3시. 계기판에 외부온도는 36도를 가리킨다.

그래도 차안은 서늘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다. 사실 피서로 치자면 차안보다 더 좋은 데가 없다.

 

오늘은 지난번 모래재에서 돌아오는 길에 폭우와 피서차량들로 인해 들리지 못했던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낙안을 찾기로 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때 양곡을 수탈했던 창고를 이용하여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의의도 있고,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한번 둘러보기에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주변에는 만경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 좋은 비비낙안 카페와 웰빙 한식집도 있다고 하니 내심 기대를 하게 된다.

 

 

삼례역 바로 앞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양곡창고 5동과 7~80년대 만든 2동을 그대로 이용하여 2010년도에 새롭게 조성한 복합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삼삼예예미미'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다.

 

 

 

 

입구에 위치한 관리사무소

 

 

폭염에도 더운 내색을 안하는 아내는 평소 더위에 무척 강하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기업의 제품들, 그것도 국제공모전 'Pin-up'에서 당당히 입상한 제품들을 전시해놓은 곳이 바로 이곳 '디자인뮤지엄'이다.

'디자인뮤지엄' 안의 'Pin-up 디자인어워드'에서 국제공모전에서 수상한 기업 제품들이 기증, 전시되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디자인뮤지엄'에서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수상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김상림목공소에는 조선 목수들의 삶의 철학이 스며있는 목가구를 재현하고,

목수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확실한 실체였던 연장들을 모아놓아 방문객들이 우리 선조들의 미감과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서울 인사동 전통문화거리에서 1990년부터 시작된 '김상림목공소'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를 재현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후진 양성을 위한 목수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거울 속에 비친 그대

 

 

 

 

 

학교종이 땡땡땡 . 어쩌면 곡물창고에서 인부들 집합용으로 쓰였을 것 같다.

 

 


책박물관은 삼례문화예술촌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이다. 옛 교과서 사본이나 옛날 잡지 등을 무인으로 판매하는 공간도 있다.


 

 '비쥬얼미디어아트갤러리'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각종 비디오아트 작품과 순수미술 회화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벽에는 옛건물의 흔적이 빗살무늬 토기처럼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렇게 서있으니 마치 세여인이 작품을 감상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문화카페 '오스'.  로스팅 기계를 실제로 만져볼 수 있고 선물용 커피를 구입할 수도 있는 분위기가 좋은 공간이다.

 

 

 

 

 

 

 

 

카페앞에는 인공연못이 있어 분위기가 훨씬 시원스럽다.

 

 

시원한 냉커피 한잔에 더위는 씻은 듯 사라지고...

 

 

 

 

 

비비낙안과 비비정 

 


비비정은 조선 1573년(선조 6)에 무인(武人)으로 첨사(僉使)와 만호(萬戶)를 지낸 최영길(崔永吉)이 창건한 정자이다. 그 뒤 관찰사 서명구(徐命九)가 중건했다. 비비정은 나라에서 관리하는 정자였기에 관정(官亭)이었으며 오늘날 마을의 이름도 정자 이름을 따서 비비정(飛飛亭) 마을이 되었다.

병자호란(1636년) 당시의 거유(巨儒) 우암 송시열에게 때마침 문안 겸 중수 끝낸 <비비정(飛飛亭)> 정자(亭子)의 제호(題號)와 휘호(揮毫)의 부탁이 들어왔다. 찾아온 사람은 무인 최영길의 손(孫) 최후량(崔後良)이었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무인 집안이었다.
우암은 최후량의 기골이 장대한 풍채를 바라보다 문득 두 인물의 영상이 떠올랐다. 그 두 인물이란 장비(張飛.중국 한말 삼국시대 명장)와 악비(岳飛.남송 명장)였다. 우암은 선선이 날을비(飛) 두자를 써서 그에게 주면서 장비와 악비 같은 명장(名將)이 되라 했다. 이것이 <비비정(飛飛亭)> 정자명(亭子名)의 유래다.
일설은 <안수해(雁隨海>설을 들어 기러기떼들은 날아서 강산과 백사장을 누비고 내려앉는다는 데서 정자명(亭子名)의 유래라 한다. 또한 일설은 <완산의 삼면칠봉>의 산용(山容)을 들어 그 차림 형상이 <기러기> 형상이란 데서 따냈다고 우기는 측도 있다.

4개의 큰 하천이 만나는 지점 앞을 가로지르는 한내는 강줄기처럼 매우 넓고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한내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한 마지막 길목이었다. 동학농민혁명 때 농민군들이 서울로 진격할 때 지나쳤던 곳이기도 하다. 비비정 앞을 흐르는 한내는 오랜 세월 말없이 유유히 흐르며 민족의 애환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근처에 있다는 전원카페 비비낙안은 한내(만경강)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작은 동산의 꼭대기에 있다.

 

 

야외공연장과 카페테리아 비비낙안

 

 

 

 

 

과거에 취수탑으로 쓰였을 것 같은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전망대

 

 

만경강과 전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비비정에 올라서니 시원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라선 복선화공사로 새로 생긴 다리가 만경강을 가로 지르고...

 

 

 

새로난 전라선 우측에 있는 구 전라선 철교. 잡초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옛 전라선 교량을 지키던 경비 초소에서 바라 본 전경. 이보다는 조금 윗쪽인 비비정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바로 진정한 비비낙안일 것이다.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장소로 변했고, 여기서 보면 철길 교량과 만경강 그리고 넓은 평야지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저녁 노을이 특히 아름답다고 해서 달려 왔건만 뿌옇게 내린 구름은 벌써부터 해를 삼켰다.

 

 

카페에서 100여개의 계단을 내려오면 카페와 비슷한 건축양식의 농가레스토랑 '비비정'이 있다. 

 

 

식당 옆에는 1920년대 지어진 양수장도 있다.

 

 

비비정 내부 모습. 이곳에서는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를 이용해서 매일 새롭게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도 이 곳 비비정마을 할머니들로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홀에서도 볼 수 있다.

 

 

정갈하게 차려진 비비정의 기본 한식 상차림.  맛은요? ...... 와 보시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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