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토요일 오후 새로  장만한 카메라 테스트 겸 공주 금강자연휴양림(산림박물관)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이 때쯤 장미가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었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아직 몽우리만 맺혀 있단다.

입장을 포기하고  주변을 맴돌던 중 길 옆에 핀 붓꽃이 수줍게 손짓을 한다. 자기들을 모델로 삼아 보란 듯...

 

 

 

 

 

작년에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A good Rain Knows)은

 두보(杜甫 712-770)의 “춘야희우”(春夜喜雨:봄날 밤에 내리는 기쁜 비)에 맨 처음 나오는 대사(臺詞)다.

 

춘야희우 [春夜喜雨]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착한 비는 내려야 할 때를 아는지라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오자 바로 물기 머금는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따라 몰래 밤으로 스며든 비는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만물을 골고루 적시느라 소리조차 없구나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로 난 길은 낮은 구름 깔려 어두운데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가에 고기잡이 배 불빛만 홀로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에 붉고 윤기 나는 곳 둘러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금관성이네.


전날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비는 다음 날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메마른 대지와 대지위의 군상들을 적셔주었다.

실비 오는 들판을 바라보니 검은 구름 낮게 깔려 있고,

멀리 강둑에는 고기잡이배들 불빛만 오락가락. 얼마나 잤을까. 새벽녘에 나가보니 비는 멎어있고,

 강 건너 저 쪽 금관성에 붉은 색이 감도는 곳, 간 밤 비에 촉촉이 젖어있다.

복숭아꽃, 살구꽃 핀 고향이라면, 좋으련만. 꿈이라면 깨지 마라.

 

 

 비가 많이 내리고 날이 어두었지만 밝은 렌즈 덕택인지 색감 표현력은 그런대로 맘에 들었다.

 

 

 

 

Wang Sheng Di - Lotus of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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