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공조

 

   

80년대 말 전 세계적으로 막을 내리기 시작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다.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체제의 한계를 통감하고 스스로 소비에트연방해체를 선언했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낡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있는 사회주의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촛불시위로 몰락한 박근혜정부 덕분에 청와대에 입성한 인사 중 적지 않은 수가 여전히 사회주의를 신봉하고, 북한 주체사상을 숭배한다. 이들 운동권 인사들은 과거 독재세력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룬 공로도 있지만,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전근대적 사회주의 사고방식에 빠져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를 자행해 왔음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국가경영의 노하우를 경험한 바 있고, 이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청와대의 주도세력이 되어 브레이크없는 친북, 반미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필연코 국제관계에서 최대의 위기상황에 봉착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한미워킹그룹을 제안해 독단으로 치닫는 청와대를 견제하기 시작했으며, 여차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효할 수도 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의 문제를 남측 책임으로 전가하며 온갖 수단을 다해 남한정부를 겁박하려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시절 망명한 황장엽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 각계각층에 퍼져있는 고정간첩이 2~5만 정도라 했다. 과거 보수정권이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국가 전복을 모의했던 이석기와 통진당 일당. 8~90년대 이후부터 사상적 전향은 모호한 채 아직도 건재한 운동권 주사파,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친북, 종북 인사들. 이들은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제각기 움직이고 있다. 평화통일 이후 북한 노동당 서류를 뒤적여 보면 기절초풍할 사실들이 엄청나게 나올지도 모른다.

분단 이후 좌우 이념적 대립 상황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심각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전후좌우를 무시한 대북 행보에 비판세력조차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오래전부터 북한정권과 좌파세력들이 주장해 왔던 한미동맹 파기,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고려연방제 통일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집권기간내에 완성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자유민주주의의 포기이자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궁극적 목적이 감추어져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의 대표적 전술중 하나는 자신의 세력이 상대보다 강할 때는 조선은 하나다라고 외치며 전쟁을 불사하였고, 힘이 약할 때는 조선은 둘이다라고 외치며 온갖 평화공세로 위기를 넘기려 하는 것이다. 지금의 북한은 후자에 속한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핵과 중장거리미사일을 보유하고 대내외적으로 이를 내세우고 핵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함은 물론 미국과 남한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을 통해 반대급부를 노리는 벼랑 끝 전술을 감행하였다.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타난 목적도 체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위장전술이며, 시간끌기다. 이런 중대한 시점에서 문 대통령은 난데없이 북미 중재자를 자처하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마치 때를 기다렸던 것처럼 북한 체제보호를 위한 제재완화를 주장하며 전 세계를 돌며 동분서주하고 있다그의 목적은 전세계적인 반미감정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북한 제재의 힘을 빼버리는 것이다. 그는 과거 운동권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반미사상을 그대로 표출함으로서 스스로 반미친북의 아이콘이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미국 CIA2년 전 한국의 대선 후보에 대한 평가에서 문 후보는 좌파, 친북성향으로 분류되어 집권 후 행보에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터였는데 그 우려는 곧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행보가 과연 북한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의 행동은  6.25때 김일성이 상황을 오판하게 해서 전쟁을 일으키게 한 남로당의 박헌영처럼 김정은에게 헛된 희망과 오판을 불러일으킬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북한은 체제 보장과 경제지원 없이는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밝혔건만 문정부는 마치 핵 포기 선언을 받아낸 것처럼 번갯불에 콩 튀기듯 온갖 대북지원과 군사적 양보를 서슴없이 약속하고 있다. 같은 민족인데 잘사는 우리가 좀 양보하고 도와주면 어떠냐는 것이다김정은은 북한 인민을 사랑하는 위대한 지도자이며 예의바르고 신뢰할만한 지도자라며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진보정권은 모든 남북관계에서 이상스러울 정도로 저자세를 취했다. 북은 갑이고 남은 을이었다. 그냥 을이 아니고 완전히 호구 잡힌 을이었다. 김대중 시절엔 방북 조건으로 5,000억을 주어 위기의 북한 내부를 구제하고 핵개발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결코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니었다. 노무현 시절엔 김정일 앞에서 NLL을 스스로 부정하는 등 온갖 아부를 하며, 급기야 서해바다를 통째로 내어주는 비밀문서까지 작성했다. 노무현의 아바타인 문재인정부는 그 연장선상에 서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문정부는 심각하게 우리 체제의 정통성을 흔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매몰되어 버리는 느낌이다. 북한 유화정책으로 그들을 우리 쪽으로 당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을 그들에게 인도하는 느낌이다. 문대통령이 과거 베트남의 공산화 과정을 보고 희열을 느꼈건, 사회주의로의 귀환을 의미하는 전환시대의 논리에 매료되었건 그 사상적 자유는 차라리 유희라고 치부하자.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사회주의가 더 좋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현시점에서는 체제가 변해야 할 곳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다. 모든 면에서 남북한 두 체제의 우위 비교는 의미가 없을 만큼 큰 격차로 벌어져 있다김정은은 소련의 고르바쵸프와 같이 하루라도 빨리 사회주의 종언을 선언하고자신의 명줄을 죄는 불편한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

 

 

 어찌되었든 나는 문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연민 가득한 순수한 휴머니스트였으면 좋겠다.

 그의 성향과 사상이 어찌되었든 국민에 의해 선택된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니 이제라도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대변하는 일 만큼은 바로 중지해야 한다, 북미관계에 뛰어든 것 자체가 넌센스다. 북한은 자신들의 위기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남한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북한의 태도를 보라. 평창올림픽 때부터 남의 잔치에 숟가락 얹더니 급기야 정상회담으로 잔칫상 벌려놓고 백두산에서 손잡으면 만사가 다 해결된 것처럼 설레발을 떨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양국은 핵문제에서만큼 결코 상대방에게 손해 볼 카드는 내놓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약한 자가 다치게 되어 있다. 그냥 두어도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는 길 위에 개똥벌레를 뭉개고 지나갈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문정부는 국내 민생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감성적 구호나 외치며 자본주의 자유경제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평등 우선 경제정책, 1년을 내다보지 못하는 고용정책으로 국민에게 아픔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공공지출도 대폭 축소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정책의 실패로 망해버린 나라의 정책을 왜 일일이 모방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평등하게 살 수는 없다. 국가는 사회가 수긍하는 공정한 기준이 잘 작동되어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간적 삶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하면 된다.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분배하는 사회는 결국 권력형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것이다.

 

 나는 문정부에게 제안한다. 제발 앞으로는 공자보다는 맹자의 마음으로 대북관계에 임해 주기를...

지금처럼 햇볕정책의 후속편인 포용정책을 펼치는 것은 공자의 마음이다. 북한을 사랑()으로 대하고 가진 돈 다 주면서 평화롭게 살자고 부탁하는 것이다. 잘만 되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선의를 악의로 받아들이면 답이 없다선의는 더 큰 악의 밑거름이 될 뿐이다.  

  그래서 인()과 의() 두 가지를 강조한 맹자스타일이 요구되는 것이다.

  세상이 점점 더 험악해지는 것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므로 불의에 용감히 맞서는 의로움이 세상을 평안케 한다는 것이다. 국제정치에서는 힘 있는 국가가 곧 정의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공조해야 할 세력은 본심을 가린 채 거짓 웃음으로 다가오는 북한독재정권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우방국들이다김정은을 받들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유린당한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 후에라도 우리가 북한 주민에게 원망 받지 않는다, 설사 김정은이 서울 한복판에 핵폭탄을 떨어뜨린다고 위협할지언정 두려움 때문에 거짓 평화와 타협으로 비굴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인류에게는 법이나 명령보다 더 높은 세 가지 지상 최고의 명령이 있다.

  인간의 존엄성 존중, 인류의 평화, 세계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인권이 유린되거나 세계평화를 해치는 행위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세력들은 조속히 해체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 인권침해 일등 국가이며 핵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정권은 당연히 해체 대상이다.

 충무공의 사즉필생, 생즉필사의 가르침을 가슴깊이 되새겨 볼 시점이다.

 

 

2018. 12. 22.  푸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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