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리 승상골벽화마을(2012.5.19)
가까운 곳에 벽화마을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대전 서구 흑석리(매노동)에 위치한 승상골 벽화마을을 찾았다. 위치는 흑석리사거리에서 벌곡쪽으로 다리를 지나자 마자 우측에 있고 안내표지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집집마다 계곡이나 꽃, 자연풍경으로 채색된 담들이 예쁘게 이어져 있어 제법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입구에는 기성동체험학습장이라는 푯말과 함께 당나귀가 끌어주는 하얀색 마차가 휴식 중이었다.
당나귀가 낯선이를 보고는 수줍은 듯 나무 뒤에 숨는다.
말처럼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이리치고 저리치며 평생을 고생하는 이 놈을 볼라치면 괜히 그 존재가 서글퍼진다.
제법 넓은 사육장에는 십여마리의 당나귀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때라서 그런지 동물들도 여유로워 보인다.
제주도 넓은 초원에서 신나게 뛰어놀면 더 좋을텐데....
벽화 속 꽃들과 담장밑 꽃들이 잘 어울어져 얼핏보면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지 않는다
담장 없는 어느 집 뜰에 피어 있는 작약꽃에 유혹되어 허락도 없이 침입자가 되고 말았지만,
맘씨 좋은 주인 할머니는 낯선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 해 준다.
정돈되지 않은 시골의 자연 정원이 더 마음에 든다며 한송이 꽃이 된 샤프란
마을 어귀엔 기러기 솟대가 서 있고...
마을 앞을 지나는 호남선 기차소리가 정겹다
영화 '연인'의 나이어린 여주인공처럼
가까운 곳에 꽃마을이 있다고 하여 벌곡방면으로 가던 중, 물빛 좋은 냇가에는 낚시가 한창이다.
꽃마을의 화려했던 철쭉은 모두 사라졌지만 마을 입구 고목엔 새잎사귀가 무성하다.
대지의 빛이여! 아름다움이여!
비록 짧은 나날의 생일지라도 영원을 믿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