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상신마을의 눈꽃(12.26)
일요일. 대전에서 멀지 않은 계룡산 상신리 도예촌(도자기 공예촌)에 들렀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가끔 도자기 체험을 위해 들렀던 곳인지라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뭔가 허전하기만 하다.
키울 때는 몰랐지만 역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인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부모의 역할도 잠시 잠깐이다.
계룡산 도예촌은 철화 분청사기의 우수성을 다시금 재 창출하기 위해 '92년 7월 젊은 도예가 18명이 통일신라 시대의 구룡사터에 개촌하였다.
현재 상신리 도예촌에는 상설 전시관과 15명의 도예작가가 창작활동을 위한 공방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일반인들이 도예체험과 취미활동을 할 수 있다.
도예촌 초입에 위치한 상설 전시관에 있는 찻집.
다른 계절에 비해 찾는 이가 줄어 들긴 했지만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하려는 알짜 손님은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연중 작품활동을 하는 도예가들은 자신의 가마에서 구워낸 작품들을 이 곳 전시관에 전시하고 있다.
도예촌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손님맞이 하는 코기
이 곳 도예가들은 각기 독특한 공방을 지어 놓고 가정생활은 물론이고, 제작실, 전시실, 체험학습장을 마련해 놓고 있다.
막 쌓아놓은 구운 벽돌더미에 누군가 장난하듯 시를 써 놓았다.
몇초 뒤 작품이란걸 깨달았지만.... 그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 놓은 도자기를 포함하여... 모두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간간이 내리던 눈이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하여 머리를 하얗게 한다.
2만원짜리 회정식으로 거창한(?) 점심식사를 마친 후.
폭설로 갈길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모르는 철없는 아내는 차 곳곳에 하트를 그려대며 즐거워 한다.
인생은 모르는게 약일 때가 많다.
올망졸망, 흰모자로 멋을 낸 작은 토기들이 앙증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