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좌파정권을 분석한다

 

  이 글에서 나는 우리나라의 역대 좌파정권의 북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과 그들의 통일관을 주관적이나마 사실에 입각하여 추론하려고 한다.

 

첫째, 좌파정권의 효시인 김대중 정부는 김일성에 대한 보은의 정부이다. 박정희 정권에 의해 정치의 판도가 영호남으로 갈라진 뒤부터 지역적으로는 철저히 소외되었던 호남의 희망이었던 김대중에 대한 김일성의 의도적 지원이 있었다. 이러한 묵시적 지원은 원하던 원하지 않았던 야권의 숨통을 열어주었고, 군사독재정부와 이를 용인해 준 미국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성장해 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정치적으로 순수해질 수 없는 사상적 오염을 감수해야 했다. 이 시기에 운동권 학생들의 사상적 편향성이 두드러졌고, 이들의 지지를 받았던 김대중은 군사정부 탄압에 정비례하며 좌파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군사정부의 몰락과 함께 등장한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통해 북에 대한 보은 정책을 폈다. 궁지에 몰렸던 북한정권은 이 햇볕정책덕분에 기사회생하였고 오랜 숙원이었던 핵개발을 완성하게 된다. 이제는 그 핵이 북한의 명줄이 되고 겁박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둘째, 노무현 정권은 의식화된 좌파세력에 의해 철저히 학습된 정권이다. 노무현은 마르크스처럼 기득권 세력에 의해 철저히 배척된 개인적 아픔과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 중에 사회주의와 민족해방주의자로서의 의식 전환을 겪었다. 자연스레 자본주의의 피할 수 없는 부조리에 대한 반감도 키워나갔다. 집권기간 중 그의 단순무식에 가까운 법 해석은 자기모순에 빠지기도 했고,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국가지도자 답지 않은 지나친 저자세와 NLL 포기와 같은 국권 훼손을 저지르기도 했으며, 태생적 경박함은 권위주위를 타파하는데 기여하기도 했으나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문재인 정권은 두말할 것 없이 박근혜정권의 실정을 계기로 거저먹기로 획득한 정권이다. 노무현의 아바타정권이라는 사실 역시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의 측근은 좀 더 나이 먹은 노무현 정권의 그림자들과 좀 더 노골적인 운동권 출신들이다. 이들은 국민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국민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대북친화 정책을 정신없이 쏟아내었고, 덜 여문 사회주의식 경제정책을 마구잡이로 적용하여 나라를 파탄 일보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 적폐청산도 알고 보면 반대세력에 대한 일방적인 탄압이며, 정권 위기 시 써먹을 수 있는 편리한 방편이기도 하다. 문재인은 노무현과 달리 솔직하지도 않고, 진정한 소통가도 아니다. 눌변 탓에 대중적 흡입력도 떨어진다. 주제에 대한 낮은 인식과 핵심도 맥락도 없는 멘트는 듣는 이들을 피곤하게만 한다. 초반에 보여준 그의 순박한 모습은  무능해 보였고, 예의바른 모습은 비겁하고 굴욕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좌파정권의 공통점


좌파정권의 중심이 운동권이라 하는데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그들은 군사독재정부가 낳은 이 시대의 불행한 사생아이자 괴물이다. 

그들은 동지의식을 통한 강한 결속력을 자랑하며, 선동적 포퓰리즘에 능하고, 끝없는 흑백 논리로 사회갈등을 조장하며,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기본적 가치에 대해 의심을 품게 한다. 늘 내로남불이라 자신들의 잘못은 교묘하게 희석시키거나 덮어버린다. 물론 그들에게도 장점이 있다. 보수세력에 비해 조금은 더 순수하다. 가슴이 더 뜨겁다.  이 말은 칭찬이 아니다. 순수했기에 이상주의에 약했고, 그럴듯한 이론에 서서히 의식화되었고 가슴이 뜨거웠기에 숙고하기보다는 행동을 먼저 했고, 화염병을 던졌다. 점점 더 단순화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외곬수가 되었다. 그래서 좌파세력은 집권한 후에도 그동안 열세에 처해 있던 자신들의 생각을 유지하려는 강박관념에 빠져 폐쇄적이고 광신적인 괴물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도그마가 강한 만큼 뜻밖에도 권위주의적이며, 겉으로는 국민 모두에게 정의롭고 양심적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그들 역시 굶주린 이리처럼 돈과 권력을 위한 겁없는 부패집단으로 전락했다. 

    

 문정권의 대북정책은 몇 단계로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


  첫째, 거짓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핑계이다. 반대세력으로부터 겁쟁이 정권이라는 욕만 먹으면 된다고 계산한 것이다일종의 변형된 대북 친화적 접근법이다. 이들은 북한이 결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핵만 가지고 있다고 변변히 움직일 탱크, 비행기도 없이 어떻게 전쟁을 꿈꿀 수 있겠는가?


  둘째,  자신을 북핵 포기의 중재자라고 자처하는 것이다. 그냥 뭔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보여주기 쇼이다. 궁극적으로는 지리한 협상끝에 흐지부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케 하고김정은 정권을 유지시키려는 속셈이다.

 

  셋째,  한반도 통일 문제는 우리끼리의 일이니 우리가 주도한다는 것이다.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남한이 먼저 무너질지, 통제사회에서 눈뜬 북한주민이 먼저 봉기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식 통일이든 사회주의식 통일이든 앞으로의 상황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러시안룰렛게임도 아니고 정말 큰일 낼 정권이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는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로서는 통일단계에서 주변국들과의 균형감각을 잘 유지해서 그들의 지원 아래 완전한 민족국가로서의 통일을 해야하고, 민주국가로서의 평화적 흡수통일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또 기왕이면 최소비용으로 통일해야 한다.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같은 편에게 적의를 나타내고, 상대편에게는 굴욕적 태도를 보인다면 머지않아 남한의 적화는 물론 전 세계로부터 왕따 국가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2019. 1. 19


계획된 공조

 

   

80년대 말 전 세계적으로 막을 내리기 시작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다.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체제의 한계를 통감하고 스스로 소비에트연방해체를 선언했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낡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있는 사회주의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촛불시위로 몰락한 박근혜정부 덕분에 청와대에 입성한 인사 중 적지 않은 수가 여전히 사회주의를 신봉하고, 북한 주체사상을 숭배한다. 이들 운동권 인사들은 과거 독재세력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룬 공로도 있지만,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전근대적 사회주의 사고방식에 빠져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를 자행해 왔음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국가경영의 노하우를 경험한 바 있고, 이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청와대의 주도세력이 되어 브레이크없는 친북, 반미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필연코 국제관계에서 최대의 위기상황에 봉착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한미워킹그룹을 제안해 독단으로 치닫는 청와대를 견제하기 시작했으며, 여차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효할 수도 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의 문제를 남측 책임으로 전가하며 온갖 수단을 다해 남한정부를 겁박하려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시절 망명한 황장엽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 각계각층에 퍼져있는 고정간첩이 2~5만 정도라 했다. 과거 보수정권이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 국가 전복을 모의했던 이석기와 통진당 일당. 8~90년대 이후부터 사상적 전향은 모호한 채 아직도 건재한 운동권 주사파,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친북, 종북 인사들. 이들은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제각기 움직이고 있다. 평화통일 이후 북한 노동당 서류를 뒤적여 보면 기절초풍할 사실들이 엄청나게 나올지도 모른다.

분단 이후 좌우 이념적 대립 상황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심각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전후좌우를 무시한 대북 행보에 비판세력조차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오래전부터 북한정권과 좌파세력들이 주장해 왔던 한미동맹 파기,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고려연방제 통일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집권기간내에 완성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자유민주주의의 포기이자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궁극적 목적이 감추어져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의 대표적 전술중 하나는 자신의 세력이 상대보다 강할 때는 조선은 하나다라고 외치며 전쟁을 불사하였고, 힘이 약할 때는 조선은 둘이다라고 외치며 온갖 평화공세로 위기를 넘기려 하는 것이다. 지금의 북한은 후자에 속한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핵과 중장거리미사일을 보유하고 대내외적으로 이를 내세우고 핵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함은 물론 미국과 남한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위협을 통해 반대급부를 노리는 벼랑 끝 전술을 감행하였다.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타난 목적도 체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위장전술이며, 시간끌기다. 이런 중대한 시점에서 문 대통령은 난데없이 북미 중재자를 자처하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마치 때를 기다렸던 것처럼 북한 체제보호를 위한 제재완화를 주장하며 전 세계를 돌며 동분서주하고 있다그의 목적은 전세계적인 반미감정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북한 제재의 힘을 빼버리는 것이다. 그는 과거 운동권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반미사상을 그대로 표출함으로서 스스로 반미친북의 아이콘이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미국 CIA2년 전 한국의 대선 후보에 대한 평가에서 문 후보는 좌파, 친북성향으로 분류되어 집권 후 행보에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터였는데 그 우려는 곧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행보가 과연 북한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의 행동은  6.25때 김일성이 상황을 오판하게 해서 전쟁을 일으키게 한 남로당의 박헌영처럼 김정은에게 헛된 희망과 오판을 불러일으킬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북한은 체제 보장과 경제지원 없이는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밝혔건만 문정부는 마치 핵 포기 선언을 받아낸 것처럼 번갯불에 콩 튀기듯 온갖 대북지원과 군사적 양보를 서슴없이 약속하고 있다. 같은 민족인데 잘사는 우리가 좀 양보하고 도와주면 어떠냐는 것이다김정은은 북한 인민을 사랑하는 위대한 지도자이며 예의바르고 신뢰할만한 지도자라며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진보정권은 모든 남북관계에서 이상스러울 정도로 저자세를 취했다. 북은 갑이고 남은 을이었다. 그냥 을이 아니고 완전히 호구 잡힌 을이었다. 김대중 시절엔 방북 조건으로 5,000억을 주어 위기의 북한 내부를 구제하고 핵개발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결코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니었다. 노무현 시절엔 김정일 앞에서 NLL을 스스로 부정하는 등 온갖 아부를 하며, 급기야 서해바다를 통째로 내어주는 비밀문서까지 작성했다. 노무현의 아바타인 문재인정부는 그 연장선상에 서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문정부는 심각하게 우리 체제의 정통성을 흔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매몰되어 버리는 느낌이다. 북한 유화정책으로 그들을 우리 쪽으로 당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을 그들에게 인도하는 느낌이다. 문대통령이 과거 베트남의 공산화 과정을 보고 희열을 느꼈건, 사회주의로의 귀환을 의미하는 전환시대의 논리에 매료되었건 그 사상적 자유는 차라리 유희라고 치부하자.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사회주의가 더 좋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현시점에서는 체제가 변해야 할 곳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다. 모든 면에서 남북한 두 체제의 우위 비교는 의미가 없을 만큼 큰 격차로 벌어져 있다김정은은 소련의 고르바쵸프와 같이 하루라도 빨리 사회주의 종언을 선언하고자신의 명줄을 죄는 불편한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

 

 

 어찌되었든 나는 문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연민 가득한 순수한 휴머니스트였으면 좋겠다.

 그의 성향과 사상이 어찌되었든 국민에 의해 선택된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니 이제라도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대변하는 일 만큼은 바로 중지해야 한다, 북미관계에 뛰어든 것 자체가 넌센스다. 북한은 자신들의 위기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남한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북한의 태도를 보라. 평창올림픽 때부터 남의 잔치에 숟가락 얹더니 급기야 정상회담으로 잔칫상 벌려놓고 백두산에서 손잡으면 만사가 다 해결된 것처럼 설레발을 떨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양국은 핵문제에서만큼 결코 상대방에게 손해 볼 카드는 내놓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약한 자가 다치게 되어 있다. 그냥 두어도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는 길 위에 개똥벌레를 뭉개고 지나갈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문정부는 국내 민생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감성적 구호나 외치며 자본주의 자유경제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평등 우선 경제정책, 1년을 내다보지 못하는 고용정책으로 국민에게 아픔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공공지출도 대폭 축소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정책의 실패로 망해버린 나라의 정책을 왜 일일이 모방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평등하게 살 수는 없다. 국가는 사회가 수긍하는 공정한 기준이 잘 작동되어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간적 삶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하면 된다.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분배하는 사회는 결국 권력형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것이다.

 

 나는 문정부에게 제안한다. 제발 앞으로는 공자보다는 맹자의 마음으로 대북관계에 임해 주기를...

지금처럼 햇볕정책의 후속편인 포용정책을 펼치는 것은 공자의 마음이다. 북한을 사랑()으로 대하고 가진 돈 다 주면서 평화롭게 살자고 부탁하는 것이다. 잘만 되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선의를 악의로 받아들이면 답이 없다선의는 더 큰 악의 밑거름이 될 뿐이다.  

  그래서 인()과 의() 두 가지를 강조한 맹자스타일이 요구되는 것이다.

  세상이 점점 더 험악해지는 것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므로 불의에 용감히 맞서는 의로움이 세상을 평안케 한다는 것이다. 국제정치에서는 힘 있는 국가가 곧 정의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공조해야 할 세력은 본심을 가린 채 거짓 웃음으로 다가오는 북한독재정권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우방국들이다김정은을 받들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유린당한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 후에라도 우리가 북한 주민에게 원망 받지 않는다, 설사 김정은이 서울 한복판에 핵폭탄을 떨어뜨린다고 위협할지언정 두려움 때문에 거짓 평화와 타협으로 비굴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인류에게는 법이나 명령보다 더 높은 세 가지 지상 최고의 명령이 있다.

  인간의 존엄성 존중, 인류의 평화, 세계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인권이 유린되거나 세계평화를 해치는 행위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세력들은 조속히 해체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 인권침해 일등 국가이며 핵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정권은 당연히 해체 대상이다.

 충무공의 사즉필생, 생즉필사의 가르침을 가슴깊이 되새겨 볼 시점이다.

 

 

2018. 12. 22.  푸른별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


▲ 김대중 고문 (조선일보)의 논설 인용문

 

지금 군은 건국 후 최악의 무기력 상태다
좌파는 아예 노골적으로 김정일 편을 들고 우파는 국방에 무관심…
헛된 위장평화의 꿈부터 깨야 한다

연평도에 대한 북한군(軍)의 무차별 공격은 우리를 오랜 위장평화의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아니, 깨어나게 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은 역설적으로 말해 우리가 유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안보체제가 총체적으로 부실했고, 우리는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채 우리끼리의 싸움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 누가 김정일이라도 한 번쯤 한국을 건드려보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 정도다.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강토를 지키는 안보의 명제에 미숙하거나 소홀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토에 젖어왔다.
천안함사건 때도 그랬지만 정치지도자들의 우왕좌왕, 갈팡질팡, 흐지부지, 책임회피하기는 우리의 군 통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절감케 했다.

통수의 문제는 바로 군 자체의 문제로 연결된다. 천안함 피폭 때의 속수무책은 별개로 치고라도 우리 군의 기강은 가히 무장해제 수준이다. 불량 전투화, K-21 장갑차의 침몰, 링스헬기 불량정비, K-9자주포의 불량부동액 등 군 내부의 비리는 우리 군이 지금 건국 후 최악의 무기력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다. 군 상급자의 존댓말 쓰기, 상관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희화적 상황은 한마디로 'X판'군대라는 오명을 낳고 있다.

상당수 좌파세력은 아예 김정일 편이다. 우리 민·군이 죽고 연평도가 불바다가 됐는데도 평화를 들먹이며 북의 포격이 우리 포격에 대한 대응이라거나 북한 쪽 민간인 포격 금지를 요구하는 정신 나간 종북주의자들이 그들의 우두머리다. 햇볕론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햇볕을 북한에 쪼인 것이 아니라 남쪽을 녹이는 데 더 효율적으로 써먹었다. 김정일집단에게 돈 갖다주고 시간 벌어주면서 남쪽의 '정신'을 해체시키는 데 더 기여했다. 이제 우리 내부의 종북좌파들은 누구도 겁내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을 만큼 노골적이다.

우파도 덩달아 춤추고 있다. 좌파의 근본주의를 포퓰리즘쯤으로 잘못 알고 좌파의 포퓰리즘에 질세라 경쟁에 나섰다.
한나라당이 우리 국방에 무슨 관심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들이 오로지 '복지·서민'에 올인한 것만은 분명하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조차 천안함 피폭사태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있는 편이다. 여·야 공히 정치자금 뜯어내는 데 이골이 났고 자기들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며 다음 선거의 당선에만 관심이 있는 '무개념 집단'―이것이 오늘날 정치권의 현주소다.

어떻게 하다가 세계의 막강군대―철통국방을 자랑해왔던 한국이 이런 안보무기력 또는 안보불감증에 빠지게 됐는지 우리는 이제라도 깊이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가 군을 그렇게 만들었고 군이 정치에 개입했다. 군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면서 군은 본래의 길에서 벗어났다. 좌파가 그것을 지나칠 리 없다.
전교조 등 좌파 교육은 우리 군을 비하했고 통일저해세력으로 묘사했다. 군은 기피 언어가 됐고 국방과 안보는 '정치도구화'됐다.

일반인 사이에서도 군과 안보는 시니컬한 대상이 됐다. 한 작가가 "나라도 총 들고 나가겠다"고 했더니 "전쟁 부추기는 것이냐"는 조롱이 돌아왔다. 모병제가 채택돼서 자기 아들이 군대 안 갈 수 있다면 대신 돈으로 보상하겠다는 중산층 이상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확전 반대'가 20대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다는 어느 여론조사의 수치는 우리 국방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든다.

북한의 공격에 분노하고 어떤 대응을 할지, 그것도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것은 공허한 패배주의적 푸념처럼 들린다. 우리 내부의 지도층, 정치권, 군의 문제를 거론하며 질타하는 것으로 시종하는 것도 소득 없는 자해행위일 뿐이다.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심각히 논의해야 할 것은 우리가 헛된 위장 평화의 꿈에서 깨어나, 나와 내 이웃, 내 동포와 땅을 지키는 근본의 과제로 돌아와 대한민국 지키기의 정신을 모아가는 과제다.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있는 것이 건강하다. 건강한 좌파, 책임 있는 우파의 경쟁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동질감과 일체성을 해치는 극단적 친북·종북주의자들이 떵떵거리며 활개치는 사회는 용납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선양하고 우리가 잘났음을 자랑하기보다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일이 최우선임을 일깨워야 한다. 우리의 교육구조, 사회의식 구조를 그렇게 만들어 나가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현 정권이 못한다면 다음 정권이라도 이 운동을 내걸고 국민의 심판을 이끌어냈으면 한다.

 

 

 생명의 고향은 어둠.

 섬광처럼 찰나를 머물다 가버리는 허무한 죽음의 형제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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