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에는  국립발레단이 3일간의 일정(9일~11일)으로 대전을 찾았다. 

아내는 딸아이가 대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바쁘고 흥분되는 모양이다. 이미 12월 초부터 빽빽한 일정으로 대구, 부산 등 공연을 거치면서  지방공연이 어언 일주일 정도 됐다는데 아픈데는 없는지 내심 걱정이 된다. 하지만 씩씩한 딸내미 왈, "다른 단원들은 오랜 투어로 감기환자가 속출하고, 다들  기진맥진해 있지만 난 끄덕 없어요.  벌써 12년간 객지 생활로 단련된 몸이 잖아?"하며 안심시킨다. 첫날에는 티켓을 사지 않아 대전예술의 전당 로비에서 서성이며 모니터에 나오는 모습만 넋 놓고 쳐다보았다.

1막이 끝나고 20분간의 휴식시간에 어색한 팔자걸음으로 딸아이가 나타난다. 마침 초등학교 때 발레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이  찾아주셔서 사제간에 뜨거운 재회도 했다.  만남은 언제나처럼 순식간이다.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딸아이 얼굴보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왕방울만한 눈을 껌벅이며 '아빠 갈께!'라는 말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딸아이는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둘째날에는 예술을 하는 후배 부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였지만 아내는 여전히 좌석을 비운채 맨 뒷쪽에 서서 불안하게 서성거린다.

중간 휴식시간에 보니 어제도 인사를 나누었던 학생 부모들이 오늘도 나와서 같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서로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지만 추운 날씨에 당사자들보다 부모가 더 지극 정성인 것을 보면 10여년전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괜시리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억척이 코리안의 보이지 않는 힘인 것을 어찌 부정하랴.    

이번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조금은 성인취향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마임 부분은 고난도의 테크닉 파드되로 대체되었고, 군무는 백조의 호수를 연상할 만큼 약간은 느리지만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역들의 손끝에서부터 군무의 발끝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에 가깝다. 관람석에서는 타이밍을 놓친 박수가 간간히 터져 나온다.  그냥 저절로 치는 것이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모두의 귀에 친숙한 아름다운 주제 음악들이다. 어쩌면 이 음악들 때문에 어른들도 아이들 못지않게 깊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지 모른다.  지루할 틈도 없이 공연은 끝나고,  홀에는 한껏 상기된 모습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행복한 아이들같은...... 

 

 

 

 

 

 

 

 

 

 

 

 

국립발레단의 공연사진은 저작권 문제로 개인적으로 담을 수 없어 커튼이 열리기 전의 모습만 담아 보았다.

 

 

10년전쯤 마리와 그 친구들에 찬조 출연,  왼쪽 4번째 이마 나온 아이(중1때 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들

 

 

 

 

 

 

 

 

공연후 어수선한 홀의 모습 

 

 

공연후 딸아이를 기다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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